한국과 일본의 미혼 청년들에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정반대에 가까운 답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한일 청년 의식조사 2026' 결과,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한국은 18.6%에 그친 반면 일본은 42.4%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번 조사는 한일저출생교류위원회와 일본 인구문제 연구단체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가 한국은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일본은 7월 6일부터 8일까지 각국 20~39세 미혼 청년 2000명씩 총 4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 청년은 '결혼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면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이 37.1%로 가장 많았고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결혼하고 싶다'(35.7%), '지금 바로 결혼하고 싶다'(8.6%)가 뒤를 이었다. 이를 합치면 결혼 의향이 있는 청년이 81.4%에 달한다.
반면 일본은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결혼하고 싶다'가 35.2%로 가장 많았지만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이 그보다도 높은 42.4%를 기록했다. 일본 청년의 결혼 의향은 57.6%로 한국보다 23.8%p 낮았다.
'평생 비혼' 응답을 갈라놓은 요인도 양국이 달랐다. 일본은 취업 여부에 따른 격차가 뚜렷했다. 비혼을 택한 비율이 미취업자는 52.4%로 취업자(37.8%)보다 14.6%포인트 높았던 반면 한국은 취업자와 미취업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자녀를 원하는 비율에서도 온도차가 났다. 한국 청년은 76.8%가 자녀를 원한다고 답해 일본(50.5%)보다 26.3%포인트 높았다. 한편 한국에서는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이 남성(12.7%)보다 여성(26.1%)에서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는데, 조사에 참여한 한 연구기관은 여성의 고학력화와 사회 진출 확대에 따른 의식 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결혼에 도움이 되는 조건으로는 양국 모두 절반 안팎이 '본인 또는 상대방의 고용·수입 안정'을 꼽아 공통점을 보였다(한국 51.8%, 일본 41.1%). 다만 한국 청년은 주거비 경감을 통한 신혼집 마련과 출산·육아 환경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선택한 반면, 일본 청년은 만남의 기회 자체나 결혼 후에도 개인 취미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조건으로는 양국 모두 '경제적 부담 완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한국 56.0%, 일본 46.7%). 나라의 미래를 밝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한국이 34.7%, 일본이 19.8%로 여기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두 나라 모두 미혼 청년의 연애 자체가 뜸해지고 있다는 점은 같았다. 현재 교제 중인 상대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한국 67.8%, 일본 78.5%로 모두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연애 공백이 결혼관으로 이어지는 양상은 정반대였던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