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드라마와 같은 자취는 없어요. "자취는 실전이다"
[혼라이프 인터뷰] 드라마와 같은 자취는 없어요. "자취는 실전이다"
  • 이효정
  • 승인 2021.06.22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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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서 아플 때 참 서럽죠. 그럴 때 약을 사러 또 나가려면 몸도, 마음도 참 힘듭니다. 오늘의 혼라이프 주인공은 "그럴 때를 대비해서 상비약을 미리 구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타향살이 4년차에 자취 2년차인 혼자서도 잘먹고 잘사는 24살 송지연이라고 합니다.

 

Q. 자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려서부터 독립심이 강해 성인이 되면 빨리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대학교를 고향인 제주도와 먼 곳으로 가게 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 소망을 이룰 수 있었어요. 

 

Q. 꿈꿔왔던 자취 생활의 모습이 있나요?

막연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것같이 근사한 집에서 팝송을 들으며 브런치를 먹는 그런 그림같은 삶을 생각했던 거 같아요. 큰 어려움도 고생도 없는 그저 즐거움과 낭만만 가득한 혼라이프요.

 

그런데 자취 첫 날부터 도시 가스 신청하는 법을 몰라서 난방도 안되는 추운 방바닥에서 새우잠을 잘 거라곤 상상도 못했네요.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자취는 실전이다'라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어요.

자취를 하면 스스로 찾아 챙겨야 하는 것들이 참 많더라구요. 아무도 제게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아요. 처음에는 그런 상황이 무인도에 떨어진 느낌이라 참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나 여러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어 이제는 추운 방바닥에서 자는 고생은 다시는 안하고 잘 지내고 있답니다. 

 

Q. 자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좋았던 기억은 아무래도 새벽 늦게까지 친구나 지인들과 홈파티를 즐겼던 추억이네요. 특히 제가 아끼는 사람들을 제 공간에 초대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스스로 능력 있는 사람이 된 거 같았어요. 그래서 스스로 뿌듯하고, 또 혼자만 있던 곳에 다른 사람의 온기가 함께하니 벅찬 느낌도 들어 행복했어요.

 

그렇지만 항상 좋은 일만 있던 것은 아닙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전등이 다 켜져 있거나,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을 때, 또 세탁기에 아침에 돌려놓고 건조시키지 않은 옷이 있을 때 같은 일들도 참 빈번하죠. 그럴 때면 열심히 돈 벌고 왔는데 오늘은 돈을 다 여기에 썼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자취 하기 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부분들인데 혼자 살림을 다 책임이다 보니 이렇게 낭비했다라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허무하더라구요. 그런데도 아침에는 바빠 자꾸 비슷한 일을 반복했어요. 몇 번 비슷한 일을 겪고 나니, 다행히 지금은 저만의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꼼꼼히 확인하고 나간답니다. 

 

Q. 자취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저는 침실을 가장 좋아해요. 잠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냥 쉴 때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아마 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침대에서 보낸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래서 침대에서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합니다. 침구도 자주 바꾸고, 특히 좋아하는 조명을 침대맡에 두는 식으로 인테리어에 신경 쓰고 있어요. 

 

Q. 자취 선배로서 자취팁을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저는 너무 타인의 말에 휩쓸리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네요. 자취는 각자의 생활 습관과 활동 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자취를 시작할 때만해도 주변에서 자취를 하면 햇반은 필수고, 돌돌이도 꼭 필요하다고 해서 일단 다 따라 샀어요.

그런데 주변의 이야기들이 실제로는 저와 맞지 않은 삶의 방식이더라구요. 자취를 하는 주변 친구들도 보면 각자의 사는 모습이 너무나도 달라요. 그래서 저는 주변의 이야기에 휩쓸리지 말고 일단 최소한의 물건으로 생활을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나서 실제 생활을 하면서 자취에 필수적인 것들과 아닌 것들을 분별해가며 나에게 알맞는 공간을 채워갔으면 합니다. 

 

Q. 1인 가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인 가구에게 상비약은 정말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살면서 아플 때가 가장 서럽다고 하잖아요. 아플 때 나를 돌봐줄 사람이 근처에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죠. 그런데 아픈데 혼자 약을 사러 나가려면 힘들고 서러우니까 상비약은 미리 구비해주는 게 좋아요.

그리고 데일밴드나 연고도 물처럼 항상 집에 둘 필요가 있어요. 특히 저처럼 덜렁대고 자주 잔병치레를 하는 사람이라면 혼자 살면서 상비약과 기본 응급 키트는 필수랍니다.

 

Q. 앞으로 혼라이프 계획은 무엇인가요?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pluckyeon님의 이미지

지난 해 첫 자취를 시작해 1년이 지난 지금 이사를 한 번 했어요. 새 집은 이전 집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 생활 동선에 맞게 가구도 배치하고 필요한 물건을 채워가는 중입니다. 저에게 집은 나를 온전히 드러내어 휴식할 수 잇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좀 더 열심히 찾아서 집을 아기자기 꾸미려고 합니다. 요즘은 식물, 조명에 푹 빠졌어요. 식물을 들이니 집도 깨끗하게 유지하게 되고 환기도 신경 쓰게 되네요. 이렇게 나만의 힐링 포인트를 하나씩 채워가는 혼라이프를 살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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