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라이프 인터뷰] "요리 후 예쁜 그릇에 담아 먹으면 나를 대접하는 기분이 들어요"
[혼라이프 인터뷰] "요리 후 예쁜 그릇에 담아 먹으면 나를 대접하는 기분이 들어요"
  • 이효정
  • 승인 2021.06.07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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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행복을 챙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혼자 살면서 불편한 순간들은 많이 꼽을 수 있지만, 장 볼 때 식재료가 너무 많을 때도 참 난감합니다. 외국의 경우, 묶음 판매보다는 그램(g) 수로 물건을 판매해 1인가구들이 신선한 재료를 구매하기 편리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요리하는 것이 힐링인 25세 대학원생 자취러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미국 교환학생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Q. 자취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교의 위치 때문에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학교가 조금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대학생 때까지는 조모임이나 바쁜 학교 생활 등을 이유로 기숙사에 살았습니다. 밖에서 자취하기에는 버스 타고 다니는 시간이 아까웠고, 통학하는 게 힘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학원생이 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편리함보다는 삶의 질 향상에 더 중점을 두었어요. 기숙사는 주변에 식당같은 편의 시설이 별로 없기도 하고 개인의 공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도 혼자만의 온전한 휴식 공간을 얻을 수 있는 자취를 선택했습니다. 

 

Q. 꿈꿔왔던 자취 생활의 모습이 있나요?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저의 자취 생활이 로망은 집을 카페처럼 꾸미고, 시간 날 때 맛있는 요리 혹은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었어요. 저 나름대로는 제 로망을 잘 실현하고 사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생각보다 집에 오래 머물 시간이 없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혼자 살다 보니 요리를 하기 전 식재료 값을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 도전해보고 싶은 요리가 있어도 그 요리만을 위한 재료가 아까워서 현실과 타협하고 간단한 요리로 대체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자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지인이 속해있는 연구실에서 저의 자취방으로 세탁기, 건조기 사용에 대한 방문 실험을 하러 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마침 점심시간도 걸쳐서 진행되어 제가 점심을 만들어서 대접한 일화가 기억나네요.

평소에 지인 초대해서 식사 대접한 적은 있어도 처음 뵙는 분들께 급조된 식사 대접 경험은 처음이어서 특별했어요. 같이 밥 먹으면서 자취방 잘 꾸몄다는 칭찬도 듣고, 파스타가 맛있다는 얘기도 듣고 하니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생일 지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디저트로 생일 케이크 챙겨 주셨어요. 처음 뵙는 분들께 받는 생일 축하 노래까지 정말 다양한 하루였네요.

 

Q. 자취 공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거실의 테이블이 위치한 공간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저에게 있어 요리의 마무리는 인스타그램 인증샷인데요. 테이블에서 사진 찍을 때마다 항상 만족하고 있습니다. 화이트와 우드 톤으로 꾸며서 깔끔해서 사진을 올릴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런 공간에서 내가 만든 요리를 먹으면서 여유시간을 즐기는 것, 듣기만 해도 힐링 되지 않나요?

 

Q. 자취 선배로서 자취팁을 공유해주세요!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eunseo_oh_ 님의 이미지

사실 집 꾸미기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어요. 이것저것 건들이지 않고 깔끔하게만 꾸며도 중간은 가는 거 같아요. 굳이 예쁘고 비싼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더라도 가성비는 챙기면서 깔끔해 보이는 것들로 방을 먼저 채우는 것을 추천 드려요.

거기에 어쩌다 마신 와인 병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거나, 남는 접시를 트레이로 사용하는 등 주변을 둘러보면 다양한 활용법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그리고 요리에 대한 조언인데요. 귀찮다고 대충 먹지 말고 한 번 먹더라도 예쁘게 담아서 먹는 것을 추천해요. 기분도 좋아지고, 설거지의 귀찮음보다는 뿌듯함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챙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1인가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아요!

1인가구용 판매 문화가 많이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식재료나 생필품을 살 때 1인 가구 기준보다는 묶음 판매 제품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바나나를 사더라도 마트에서 송이로 묶어서 파는데 다 먹기도 전에 너무 익어버리니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에 미국에서 잠깐 교환학생으로 산 적이 있어요. 거기서는 바나나도 내가 원하는 만큼만 그램 수로 계산이 가능하더라구요. 이렇게 유통기한 신경을 덜 쓰고 항상 신선하게 먹을 수 있도록, 1인가구가 사기 좋을 만큼의 양으로 구성된 상품이나 판매 문화가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Q. 앞으로 혼라이프 계획은 무엇인가요?

내가 나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서 해먹는 요리 사진들을 계속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기록할 예정입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잘 먹고 지낸 것 같아서 뿌듯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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