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삶..비소비지출 비중 늘고 실질임금 줄고 
팍팍해진 삶..비소비지출 비중 늘고 실질임금 줄고 
  • 김다솜
  • 승인 2023.03.0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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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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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와 공공요금의 동시 인상으로 인해 1인가구의 삶이 계속해서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가계지출에서 세금, 이자 등의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줄지 않았던 실질임금은 물가 인상으로 인해 전년보다 낮아졌다. 고물가로 인해 사실상 임금이 감소했다고 느끼는 근로자들도 많았다. 

 

비소비지출 비중 사상 최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6.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0.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1인가구를 포함해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비소비지출은 세금, 이자 등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지출을 가리킨다.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로 5년 만에 3.6%포인트 확대됐다. 비소비지출이 늘어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어 가계의 소비 여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자 비용이 9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15.3% 급증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하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소득세와 재산세, 자동차세 등이 포함된 경상조세는 21만2000원으로 전년대비 10.6% 늘었다. 사회보험료(16만8000원)와 연금기여금(14만원)은 각각 8.0%,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산 거래가 둔화하며 부동산 취득·등록세와 양도소득세 등이 포함된 비경상조세는 31.9% 감소했다. 

도시에 거주하며 가구주가 근로자인 도시 근로자 가구의 경우 비소비지출 비중이 29.1%로 전체 가구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비용 증가와 물가상승, 소득세 등 부담이 함께 늘어난 여파로 해석됐다. 

 

임금 5% 늘었는데 실질임금은 감소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 총액은 386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4.9%(18만1000원)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359만2000원으로 전년대비 0.2%(7000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 1인 이상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월평균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쇼크가 컸던 2020년에도 실질임금은 전년대비 0.5% 상승했다. 

실질임금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물가상승이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부는 올해 명목임금 상승률이 4%를 넘지 않는다면 실질임금은 또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대비 4.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4.8%) 이후 내리 5%대를 유지하다 10개월 만에 4%대로 둔화됐다. 전기·가스 요금과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이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 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들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대비 5.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전월(6.1%)보다는 오름폭이 둔화됐다. 

물가 인상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도 점점 악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알바생 76.2%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에도 수독증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의 설문조사에서도 직장인 중 92.3%는 물가인상으로 인해 사실상 임금이 감소했다는 응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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