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식재료 찾는 1인가구, 못난이 농산물 알아보기 
저렴한 식재료 찾는 1인가구, 못난이 농산물 알아보기 
  • 김다솜
  • 승인 2023.06.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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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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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농산물이 뜨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은 맛과 품질에는 이상이 없지만 크기나 모양이 규격에 맞지 않거나 작은 흠집으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을 말한다. 

그동안 못난이 농산물은 규격 외 등급 판정으로 납품·판매가 어려웠지만 최근 판로가 다양하게 열리게 되며 생활비를 아끼려고 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고 싶은 1인가구라면 못난이 농산물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으로 전년 동기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긴 하지만,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농산물(1.9%)은 곡물(-4.1%)과 과실(-1.3%) 등의 하락세 영향으로 비교적 낮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채소(6.9%)와 기타농산물(6.9%)의 가격은 뛰어올랐다. 특히 채소 중에서도 생강(99.6%), 호박(33.9%), 양파(33.5%), 당근(25.2%) 등은 전년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뜩이나 건강하지 않은 1인가구의 식생활 습관을 높은 물가가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김성아 서울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발간한 ‘서울시민 만성질환 실태와 식생활 위험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영양섭취 부족자 비율은 11.4%로 다인가구대비 높았다. 

연구팀은 그 원인으로 채소 및 과일 섭취 부족을 꼽았다. 서울 1인가구의 과일 및 채소 1일 500g 이상 섭취자 분율은 29.3%였다. 4인 이상 가구가 39.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 못난이 농산물이 뜬다…왜?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못난이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가 서서히 커지는 모습이다. 판로가 다양화되며 접근성이 높아진 데다 생활비 절약을 위해 비교적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못난이 농산물이 가지는 환경적 가치 역시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못난이 농산물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 농산물보다 가격이 저렴해서’(46.6%),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서’(28.4%) 등이 꼽혔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71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못난이 농산물 구매자 10명 중 9명은 재구매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 대표적인 못난이 농산물 유통업체로는 ‘어글리어스’가 꼽힌다. 2020년 10월 등장한 이 스타트업은 못난이 농산물 구독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누적 구독자 수는 3만1000명 이상, 폐기를 막은 농산물은 55만kg 이상이다. 

대형마트도 못난이 농산물 판매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못난이 농산물 브랜드 ‘상생 과일’, ‘상생 채소’ 등 ‘상생’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상생’ 농산물 연매출은 전년대비 280%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1~5월 못난이 농산물의 판매량 역시 전년동기대비 60% 신장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 2월부터 비규격 농산물 판매를 골자로 한 ‘상생농장 농가살리기 프로젝트’를 전개 중이다. 11번가, SSG닷컴, 마켓컬리 등에서도 못난이 농산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못난이 농산물 구매는 환경보호와도 연결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수확 후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농산물은 연간 13억톤에 달한다. 국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매년 농산물 선별작업 시 분류되는 못난이 농산물은 총 생산량 대비 약 15~30%에 달하다. 

폐기된 농산물은 처리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부패 과정에서 메탄가스와 폐수를 발생시킨다.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푸드 리퍼브 제품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푸드 리퍼브는 음식(food)와 재공급품(Refurbished)의 합성어로 농산물 재활용을 말한다. 일례로 클린뷰티 브랜드 라타플랑은 전남 순천의 못난이 미나리를 주원료로 한 세럼을 출시했다. 쏘내추럴의 ‘쏘 비건 어글리 포테이토 마스크’는 강릉의 못난이 생감자를 활용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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