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관리·집행…위원회 심의로 지출 통제
치매 환자의 재산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공공신탁’ 제도가 도입되며, 150조원 규모 고령층 자산 보호를 위한 새로운 관리 체계가 가동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4월 22일부터 ‘치매 안심재산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해당 제도는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로 재산 관리가 어려운 고령층의 자산을 공공이 위탁받아 관리하는 방식으로, 기존 돌봄 중심 정책에서 한 단계 나아간 조치로 평가된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가 보유한 자산은 약 154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판단 능력 저하에 따른 금융사기나 재산 갈취 등 경제적 피해가 지속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최근 요양시설 입소자의 재산 임의 사용, 재가 치매 노인의 임대료 체납 등 사례도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지원 대상은 기초연금 수급자 등 소득 하위 70%의 65세 이상 치매·경도인지장애 환자로, 시범사업 기간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65세 미만 저소득층 치매 환자도 포함되며, 비수급 고령자는 위탁 재산의 연 0.5% 수준 이용료를 부담하면 이용 가능하다.
위탁 대상은 예금,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한정되며 최대 10억원까지 맡길 수 있다.
운영은 국민연금공단이 맡는다. 공단은 대상자의 재산·생활 환경을 종합 평가해 생활비, 요양비 등을 포함한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신탁 계약에 따라 자금을 정기적으로 배분한다.
계획 외 지출이나 계약 해지 요청 시에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사후 관리도 강화된다. 공단은 월별 집행 내역을 상시 점검하고 반기마다 대상자를 방문해 상태를 확인하며, 이상 징후 발생 시 불시 점검에 나선다.
대상자가 사망할 경우 잔여 재산은 법정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정부는 올해 약 75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2년간 운영 결과를 점검해 2028년 본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치매 환자 100만명 시대를 맞아 공공이 재산 관리까지 역할을 확대하면서, 제도 안착 여부에 따라 고령층 자산 보호 체계의 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