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40만원 '천당에서 지옥'…삼천당제약 사태로 배운 값비싼 교훈
120만→40만원 '천당에서 지옥'…삼천당제약 사태로 배운 값비싼 교훈
  • 정단비
  • 승인 2026.04.2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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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벌점 5점…공시 불투명 논란에 주가 70%대 폭락

불과 한 달 전 120만원을 넘보던 주식이 40만원 안팎으로 주저앉았다. 삼천당제약 이야기다. 대형 제약 호재로 기대를 모았던 종목이 공시 투명성 문제와 겹치면서, 주주들은 '천당에서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의 급락을 짧은 시간에 견뎌야 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4월 20일 삼천당제약을 '공시 불이행'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5점을 부과했다. 앞서 거래소는 23일까지 지정 여부를 예고한 상태였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때, 충실하게 공개하지 않았을 때 내려지는 공식 제재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지난해 말 23만원대에서 올 3월 말 12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경구용 인슐린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 관련해 미국 파트너사와 1508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것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다만 회사 측이 계약 상대방과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의심이 쌓이기 시작했다. 공시 직후인 3월 31일과 4월 1일 이틀간 주가가 37.16% 폭락했고, 이후로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7거래일 만에 고점 대비 약 73% 빠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논란의 시작은 한 네이버 블로거가 삼천당제약을 '작전주'로 지목하며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이 글이 커뮤니티를 타고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며 '허위 사실 유포'를 근거로 형사 고소까지 예고했다.

사진=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4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4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장에서는 '팩트 vs 의혹'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주주 신뢰 자체가 먼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 급락으로 피해는 투자자들에게 집중됐다. 삼천당제약을 편입했던 일부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익률이 직격탄을 맞았고, 운용사들이 비중을 잇따라 줄이는 움직임도 확인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올라탔다가 공시 이후 대폭락을 그대로 맞닥뜨려야 했다.

이번 사태로 보면 제약·바이오주처럼 '해외 파트너사와의 마일스톤 계약'이 핵심 재료인 종목은, 계약 상대·조건·지급 방식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경우 실제 수익화까지 이르는 경로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또 회사 공시로 인해 급등한 주식은 해당 공시가 흔들릴 때 주가 조정 폭도 그만큼 가파르다는 점이 볼 수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벌점 누적이 일정 수준을 넘길 경우 관리종목 지정·매매 거래 정지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할 상황'에 가깝다.

삼천당제약 측은 연이어 주주 소통에 나서며 신뢰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 번 흔들린 공시 투명성에 대한 시장 평가를 되돌리려면 실적·계약 이행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답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한 투자 전문가는 단기 급등주가 눈에 들어왔을 때, '수익률'보다 공시의 상대방·조건이 구체적으로 공개됐는지, 급등 구간의 호재가 공시 일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삼천당제약 주가가 3월 말 120만원대에서 한 달여 만에 40만원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4월 20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벌점 5점을 부과했다 (이미지=폴리네이션 AI 생성)
삼천당제약 주가가 3월 말 120만원대에서 한 달여 만에 40만원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4월 20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벌점 5점을 부과했다. (이미지=폴리네이션 AI 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