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돌아가시면 갚겠다”…국세청, ‘부모 찬스’ 탈세 정조준
“아빠 돌아가시면 갚겠다”…국세청, ‘부모 찬스’ 탈세 정조준
  • 차미경
  • 승인 2026.05.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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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억 편법 취득 정조준…탈루 혐의 1700억 원
강남·마용성 현금 매입 조사…30억 이상 거래 검증

최근 전세난과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이슈가 맞물리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대의 실수요 매수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과세당국이 고가 부동산 취득 과정에서 불거진 ‘부모 찬스’와 편법 증여에 대한 고강도 검증에 착수했다.

뚜렷한 자금 출처 없이 전액 현금으로 수십억 원대 아파트를 매입하거나, 이례적인 조건의 가족 간 차용증을 활용한 사례들이 무더기로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 19일 국세청은 대출 규제망을 피해 고액 자금을 편법 조달하거나 사업소득을 누락해 부동산을 취득한 탈세 혐의자 12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이 취득한 부동산 가액은 총 3600억 원, 탈루 추정액은 1700억 원이다. 지난해 10월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1차 조사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기획 조사다.

주요 조사 대상은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비롯해 성북·강서·광명·구리 등 최근 가격 상승 지역에서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을 취득한 현금 부자와 다주택자들이다.

국세청은 국토교통부 자금조달계획서와 소득·재산 내역을 연계 분석해 대출 없이 고가 주택을 사들였거나 가족 간 채무 규모가 과도한 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부친 사망 후 상환”…편법 증여 의심 거래 적발

30대 초반 사회초년생은 수도권 신도시의 20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하며 건물주 부친에게 10억원 가량을 빌렸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차용증에는 ‘부친 사망 시점에 원금과 이자를 일괄 상환한다’는 조건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이를 정상적인 금전대차보다는 사실상 증여에 가까운 거래로 의심하고 있다.

강남 학군지의 30억원대 아파트를 전액 현금으로 매입한 대기업 직장인 부부 역시 세무 검증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부친이 아파트 취득 직전 처분한 30억원 규모 해외주식 자금이 유입됐는지를 확인 중이다.

이 밖에 비급여 진료비 현금 결제를 유도해 강남권 50억원대 아파트를 취득한 치과의사, 농산물 현금 매출을 누락해 서울 강북 지역 20억 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도소매업자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사업소득 누락이나 법인 자금 유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가족 간 금전거래 역시 실제 상환 능력과 이자 지급 내역 등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부정한 조세 포탈이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 고발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마련에 필요한 금액이란? ⓒGettyImages
부동산 마련에 필요한 금액이란?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