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찾아가니 ‘쉼터’ 표시 확인은 어려운 곳도
장마가 끝난 뒤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편의점과 은행, 통신사 대리점 등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주 이용하는 생활밀착형 시설을 '기후동행쉼터'로 지정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기후동행쉼터는 기존 경로당이나 주민센터 중심의 무더위쉼터와 달리 시민들이 평소 자주 찾는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별도의 시설을 새로 만드는 대신 생활권 곳곳에 있는 민간 시설을 활용해 시민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실제 기후동행쉼터로 지정된 신한은행과 KT 대리점을 직접 방문해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쉼터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지, 실제로 잠시 쉬어가기 편한 공간인지 살펴봤다.
생활권 가까이에 있지만…역세권 중심으로 운영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기후동행쉼터는 총 418곳이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 185곳, KT 대리점 217곳, CU 편의점 16곳이 지정돼 있다.
방문한 신한은행 사당지점과 이수지점, KT 대리점 모두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접근성은 비교적 좋은 편이었다. 더운 날 이동 중 잠시 들르기에도 부담이 없는 위치였다.
다만 CU 편의점은 지정된 곳이 16곳에 불과해 주변에서 쉽게 찾기는 어려웠다. 반면 신한은행과 KT 대리점은 지정 지점이 상대적으로 많아 생활권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높았다.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서울안전누리에서 검색 가능
기후동행쉼터 위치는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내 무더위쉼터 메뉴를 이용하면 지도와 주소를 통해 가까운 기후동행쉼터를 검색할 수 있으며, 신한은행과 KT 대리점, CU 편의점 등 지정 시설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검색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 이용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 폭염 상황에서는 검색보다도 이동 중 주변에서 쉼터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안내가 더욱 중요해 보였다.
'기후동행쉼터' 안내는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았다
방문해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지점마다 쉼터 안내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신한은행 사당지점은 창구 출입문에 기존 '무더위·한파 쉼터'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반면 건물 내부에 입주해 있는 신한은행 이수지점은 외부에서는 별도의 안내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지만, 창구로 들어가는 입구에 '기후동행쉼터' 표시가 부착돼 있었다.
KT 대리점 역시 방문한 지점에서는 외부에서 기후동행쉼터 안내 스티커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해당 지점은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에서 기후동행쉼터 운영 지점으로 확인한 뒤 방문했지만, 현장에서는 쉼터 운영 여부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방문한 시설에서는 안내 표지의 위치와 표시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생활밀착형 시설을 활용하는 정책인 만큼 시민들이 이동 중에도 쉼터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보다 일관성 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냉방은 충분했지만 '잠시 쉬기'에는 다소 부담
은행 내부는 냉방이 잘 돼 있어 무더위를 피하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별도의 휴게 공간이 마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좌석은 은행 업무를 기다리는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잠시 쉬기 위해 방문한 시민이 편하게 머무르기에는 다소 눈치(?)가 보이는 구조이기도 하다.
특히 은행은 금융 업무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계속 드나드는 공간인 만큼 단순히 더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가 머무르기에는 엄숙한 분위기였다.
KT 대리점 역시 고객 상담이 계속 이뤄지는 공간인 만큼 잠시 더위를 피하며 쉬어가기에는 편안한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기후동행쉼터, 실제 이용 현황은?
현장에서 만난 은행 안내 직원에게 기후동행쉼터 이용 현황을 물었다.
안내 직원은 "방문객과 쉼터 이용객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대부분은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고, 쉼을 목적으로만 오는 이용객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연이어 방문하는 시민 대부분은 금융 업무를 보기 위해 은행을 찾고 있었다. 은행 밖에서는 더위를 피해 벤치에 앉아 땀을 식히는 어르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은행 안으로 들어와 쉬는 시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생활밀착형 정책…안내 체계 보완 필요
기후동행쉼터는 별도의 시설을 새로 만들지 않고 시민들이 자주 찾는 생활권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방문한 시설들도 대부분 접근성이 좋고 냉방도 충분해 이동 중 더위를 피하기에는 적합한 환경이었다.
다만 일부 지점에서는 안내 표지의 종류와 위치가 서로 달랐고, 외부에서 쉼터 운영 여부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았다. 일부 지점을 직접 방문한 만큼 모든 기후동행쉼터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점별로 안내 방식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 생활밀착형 시설을 활용하는 정책인 만큼 시민들이 지나가면서도 쉼터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보다 일관성 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 고령층은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에서 직접 시설을 검색하기보다 주변에서 보이는 안내를 통해 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시설 입구나 외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안내 표지와 홍보가 함께 이뤄진다면 시민들의 이용 편의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