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혼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증가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로 들어와서가 아니라, 이미 대구에 있던 가구가 쪼개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가구 수는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대구는 2025년 전입자 26만8468명, 전출자 27만2740명으로 4272명이 순유출됐다. 특히 20대 순이동이 4884명 줄어 청년층 이탈이 두드러졌다. 취업과 진학, 주거 문제로 사회 진입기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흐름이다.
여기에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가 많은 자연감소까지 겹쳐 대구는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지역이다. 전국적으로는 국제 순유입이 자연감소를 상쇄하며 총인구가 당분간 소폭이나마 늘어나는 것과는 다른 조건인 셈이다.
청년이 빠져나가는 도시에서 1인가구가 늘어난다는 건 얼핏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현상은 서로 다른 층위에서 동시에 일어난다. 청년 유출이 도시 전체 인구를 줄이는 요인이라면, 1인가구 증가는 그 도시 안에 남아 있는 가구들이 재편되면서 생기는 결과다.
부모와 함께 살던 자녀가 독립하거나, 고령 부부 중 한쪽이 사별하면서 2인 가구가 1인가구로 바뀌는 식이다. 즉 대구의 1인가구 증가는 유입보다 기존 가구의 '분화'가 핵심 동력이라는 뜻이다.
이런 소형화는 청년층과 고령층 양쪽에서 함께 진행된다. 2024년 기준으로 대구의 연령별 1인가구는 60~64세(3만6632가구)가 가장 많았고, 25~29세(3만5815가구), 65~69세(3만5287가구), 30~34세(3만4382가구)가 뒤를 이었다. 청년층에서는 취업·독립과 비혼·만혼 확산이, 고령층에서는 배우자 사별과 고령화에 따른 독거 증가가 각각 가구 분화를 이끌고 있다.
그 결과 2024년 대구 일반가구 104만3729가구 중 1인가구는 37만935가구(35.5%), 2인 가구는 30만8095가구(29.5%)로 1·2인 가구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4인 가구(13만4029가구)보다 1인가구가 약 2.8배 많다.
다만 이 비중은 전국 평균(36.1%)이나 상위권인 경북(38.9%)과는 다른 양상이 있는데, 이는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 부부·자녀 가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남아 있는 단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가구 수요까지 함께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기존 가구가 쪼개지는 속도가 빨라지면 소형 주택, 1인 생활밀착형 소비, 돌봄서비스 수요는 더 커질 수 있다.
인구 감소폭만으로 지역 시장을 판단하면 이런 가구 재편의 흐름을 놓칠 수 있는 만큼, 주거·유통·복지 정책도 인구 수보다 가구 구조 변화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