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슈머 잡아라’ 중고시장에 뛰어드는 패션업계 
‘그린슈머 잡아라’ 중고시장에 뛰어드는 패션업계 
  • 김다솜
  • 승인 2023.03.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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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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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패션, 특히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패션업계가 중고거래 시장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고 거래를 통해 환경보호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최근 증가하는 그린슈머를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린슈머는 그린(Gree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환경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의류부터 식품, 생활용품 등 소비의 전반에서 친환경 제품 여부를 따지고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물품을 사는 데 집중하는 소비행태를 보인다.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 홍수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빈번해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비는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대한상공회의소의 ‘MZ세대가 바라보는 ESG 경영과 기업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5%는 ‘더 비싸도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고자 ‘슬로우 패션’을 지향하는 패션기업들이 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재고로 폐기하는 의류가 연간 수십 톤에 달한다. 3년이 지난 재고는 소각 처리를 하는 것인데 창고에 보관하는 비용보다 소각해 손실처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재고 물량을 조절하고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패션업계가 중고거래 시장으로 뛰어드는 이유도 제품의 사용 주기를 늘려 ESG 실천에 일조하고자 함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지난해 7월 리세일 플랫폼 ‘오엘오 릴레이 마켓(OLO Relay market)’을 론칭했다. 자사 브랜드 제품을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은 해당 마켓을 통해 코오롱FnC의 중고의류를 판매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 럭키슈에뜨, 쿠론 등 코오롱 브랜드의 제품을 상시 구매할 수 있으며, 정가 대비 60~90%에 이르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의 상태에 따라 B+부터 A+까지 등급을 매기고, 수선이력이 있는 제품은 별도 표시해 직접 보지 않고도 상태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코오롱FnC는 이외에도 국내 최초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론칭하는 하는 등의 행보로 올해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의 지속가능패션이니셔티브(SFI: Sustainable Fashion Initiative) 추진단으로부터 우수 ESG 패션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프리미엄 키즈 편집숍 포레포레는 중고마켓 솔루션을 운영하는 ‘마들렌메모리’와 협업을 통해 친환경 중고 거래 서비스 ‘그린포레(Green Foret)’를 출시했다. 아동복은 의류 중에서도 특히 사용주기가 짧다. 

그린포레를 이용해 중고거래시 본사가 직접 수거부터 검수, 상품화 작업, 재판매, 배송 등의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포레포레로 중고 제품을 보낸 고객은 적립금을 받아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스페인의 대표 패스트패션 기업 자라(ZARA)는 지난해 10월부터 영국에서 자사 중고의류 판매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라가 입점해 있는 디팝,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아소스 등 중고 플랫폼에서 기존에 입던 자라 의류를 수리하거나 수리된 옷을 되팔 수 있도록 했다. 자라는 추후 직접 운영하는 수선·재판매·기부 플랫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패션 브랜드 H&M과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는 이미 자체 중고 온라인몰을 운영 중이다. 리바이스는 더 이상 입지 않는 제품을 가져오면 새 제품을 살 수 있는 쿠폰을 준다. H&M은 재활용한 의류를 매장에 가져오면 유럽 24개국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셀피(Sellpy)’에서 되판다. 최종 가격의 40%를 고객이, 나머지 60%는 H&M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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