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고독사 방지 중심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사회적 고립 예방 체계로 정책 방향을 전면 전환한다. 전담 차관을 지정하고 관련 법률을 전부 개정하는 등 제도적 기반도 함께 갖춘다.
복지부는 지난 5월 '2026년 고독사 예방 협의회'를 개최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이 협의체는 고독사 예방 정책의 주요 사항을 논의하는 범정부 기구다. 이번 회의에서는 정책 방향 전환 방안과 2026년 고독사 예방 시행계획이 함께 논의됐다.
정책 전환의 핵심은 경제·고용·주거·건강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고립을 부처 간 칸막이 없이 다루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이스란 제1차관을 사회적 고립 전담차관으로 지정했다. 전담차관은 관계 부처 간 협력 과제 발굴·조정을 포함해 사회적 고립 예방·관리 정책 전반을 관장한다.
법적 기반도 재정비한다. 복지부는 현행 고독사 예방법을 '(가칭)사회적 고립 예방법'으로 전부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고독사 예방협의회는 사회적 고립 예방 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올해 안에 사회적 고립 위험군과 국민 인식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실태조사도 처음 실시한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범정부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번 정책 전환은 통계가 뒷받침한다.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 3661명 대비 7.2% 늘었다. 60대 남성이 1089명, 50대 남성이 1028명으로 중장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해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에 달한다. 고독사가 노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면서, 정부는 지원 대상을 전 연령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비스 설계도 생애주기별로 나뉜다. 50∼60대 중장년에게는 취업 지원과 자조모임 형태의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노인에게는 안부확인·생활 돌봄, 청년에게는 사회관계망 회복 지원을 각각 배치한다. 전 국민 대상 인식 개선 캠페인과 '사회적 고립 예방의 날' 지정도 검토 중이다.
지역별 시행계획도 이날 함께 보고됐다. 8개 중앙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2026년 고독사 예방 시행계획은 제1차 고독사 예방기본계획(2023∼2027)의 4대 추진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서울시는 300평 규모의 소통 교류 공간 '서울 잇다 플레이스'를 운영해 관계 형성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부산시는 고립·은둔가구 회복을 지원하는 거점 공간 '(가칭)마음점빵'을 올해 5개소까지 조성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조사 이후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갖춰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위험군 분류 기준과 지원 방식, 신청 기반인지 발굴 기반인지 등 구체적인 실행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법 개정과 5개년 계획 수립까지 일정을 감안하면 정책 체계가 실제 작동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