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문제 아니었다…고립·은둔 청년 71% ‘가족과 산다’ 
‘혼자’만의 문제 아니었다…고립·은둔 청년 71% ‘가족과 산다’ 
  • 김다솜
  • 승인 2026.06.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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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
건강정서취약형, 삶의 만족도·사회적 신뢰 낮고 부의 대물림 인식 높아
“일률적 지원보다 주거·건강·자립 등 유형별 맞춤 지원 필요” 

고립·은둔 청년 10명 중 7명은 가족과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립·은둔을 1인가구나 독거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청년 고립의 배경이 주거, 소득, 건강, 고용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일률적인 관계 회복 지원보다 유형별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보건사회연구에 게재된 논문 ‘고립·은둔 청년 삶의 유형화와 개인적·사회적 인식 구조’는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고립·은둔 청년 1300명의 삶을 유형화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관계 단절, 장기 외출 제한, 사회적 지지체계 결핍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청년을 고립·은둔 청년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고립·은둔 청년은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뉘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가족동거형’으로 전체의 71.1%였다. 이어 ‘독립거주-저소득형’이 16.8%, ‘건강·정서취약형’이 12.1%로 나타났다. 

가족동거형은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고립·은둔 청년이다. 이 유형은 1인가구 비율이 0%로, 대부분 가족의 지원 속에서 생활하는 집단으로 분석됐다. 정신건강 및 신체건강 진료 미충족률, 우울 비율, 활동 제약 등 건강 관련 지표는 다른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다만 미취업 비율은 43%에 달해 가족과 동거하고 있더라도 노동시장 진입이나 사회활동 참여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립거주-저소득형은 1인가구 비율과 저소득 비율이 모두 높은 집단이다. 이 유형의 1인가구 비율은 92%, 저소득 비율은 87%였다.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독립생활을 유지하는 청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주거 불안정과 소진(번아웃) 경험, 미취업 문제가 함께 맞물리며 혼자 사는 청년의 고립이 생활비·주거비 부담과 맞물릴 수 있음이 확인됐다. 

가장 취약성이 큰 집단은 건강·정서취약형이었다. 이 유형은 우울경험 비율이 57%, 소진 경험이 85%로 세 집단 중 가장 높았다. 정신건강 진료 미충족률과 신체건강 진료 미충족률도 각각 27%, 28%이었고 미취업 비율 역시 54%로 가장 높았다. 건강 악화와 경제적 불안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다중 취약 집단으로 풀이된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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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도 다 다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고립·은둔 청년을 하나의 취약계층으로 묶어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같은 고립 상태에 있더라도 어떤 청년은 가족과 함께 살며 기본적인 생활 안정을 유지하지만, 일자리나 사회활동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청년은 혼자 살며 생활비와 주거비를 감당하고 있고, 어떤 청년은 건강과 정서 문제가 겹쳐 사회활동을 회복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적·사회적 인식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건강·정서취약형은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 신뢰가 가장 낮고, 부의 대물림 인식은 가장 높았다.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뿐 아니라 사회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계층 이동 가능성도 낮게 보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반면 가족동거형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 신뢰 수준이 가장 높았다. 독립거주-저소득형은 건강·정서취약형에 비해서는 사회적 신뢰가 높고 부의 대물림 인식이 낮았지만, 가족동거형에 비교하면 사회적 신뢰 수준이 낮았다. 

이는 청년 고립·은둔 문제가 단순히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는 관계의 결핍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제적 어려움, 주거 불안, 건강 문제, 노동시장 진입 실패, 사회 불신이 겹치면서 고립의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원 정책도 유형별로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건강·정서취약형에는 정신건강 상담과 신체건강 진료 접근성을 높이는 통합 지원이 우선 필요하다. 독립거주-저소득형에는 주거비 부담 완화, 소득 보장, 취업 지원을 함께 묶은 자립 지원이 요구된다. 

가족동거형에는 가족 의존을 완화하고 단계적으로 사회활동과 노동시장 참여를 늘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고립·은둔 청년 지원이 일률적인 관계 회복이나 취업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고립의 배경이 되는 삶의 조건을 함께 살펴야 실질적인 개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신뢰와 불평등 인식이 고립 유형과 연결되는 만큼 청년 개인의 의지나 적응 문제로만 접근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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