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도, 휴대폰요금도 ‘연체 중’..청년층 빚 ‘비상등’ 
대출이자도, 휴대폰요금도 ‘연체 중’..청년층 빚 ‘비상등’ 
  • 김다솜
  • 승인 2023.09.2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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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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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년층이 빚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후에도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청년 비중이 10년 만에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신용대출 연체율도 전 연령층 중 20대가 가장 높았다. 20대 청년층의 휴대폰 연체금은 64억원 수준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4%로 나타났다. 

이는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30대·40대·50대·60세 이상 연령층의 연체율은 각각 0.17%, 0.21%, 0.20%, 0.21% 등으로 집계됐다.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은 2018년 3분기 말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한다. 

양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는 지난해 학자금 체납액이 55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206억원) 대비 2.7배 늘어난 수준이다. 체납인원은 같은 기간 1만7145명에서 4만4216명으로 2.6배 늘었다. 

홍성국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19개 국내은행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에서도 20대의 연체율이 두드러진다.

올해 6월 말 기준 20대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전년동기(0.7%)대비 2배 급등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대의 연체율도 0.6%로 전년 동기(0.3%)대비 2배 늘었다. 

전체 신용대출 차주는 감소하고 있지만 20대는 지난해 6월 61만474명에서 1년 만에 69만1948명으로 13.3% 늘었다. 20대의 대출 잔액 비중은 4.6%로 작지만 돈을 빌리는 사람은 더욱 늘어나는 셈이다. 반면 30대부터 50대까지 신용대출 차주 수는 이 기간 545만9669명에서 532만1537명으로 2.5% 감소했다. 

인터넷은행 비상금 대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비상금대출은 한도가 50만~300만원으로 작지만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담보로 직업과 소득 없이도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단 대출금리는 최고 15.00%로 높은 편이다. 

윤영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인터넷은행3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비상금대출 연체액은 ▲카카오뱅크 175억원 ▲케이뱅크 13억원 ▲토스뱅크 12억원 등으로 모두 200억원에 달한다. 

연체액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카카오뱅크 71%(123억원) ▲케이뱅크 60%(7억8200만원) ▲토스뱅크 71%(8억5500만원) 등 60% 이상이었다. 

20대는 휴대전화 요금 연체 건수와 금액도 다른 세대보다 높은 편이다. 지난해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통신사업자 유·무선 통신요금 연체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5월 말 기준 20대 휴대전화 요금 연체 건수와 금액은 각각 5만5612건, 78억3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30대의 경우 휴대전화 요금 연체 건수와 금액이 각각 4만3335건, 57억2200만원으로 20대보다 낮았지만, 건수당 평균 연체금은 14만2000원으로 20대(14만1000원)을 넘어섰다. 2030세대의 연체 금액 합계는 전 세대 휴대전화 요금 연체 금액(312억7900만원)의 43.3%(135억5500만원)을 차지한다. 

이처럼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으로 몰리는 이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김희곤 의원(국민의힘)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 햇살론’의 지난해 대출잔액은 3조8285억원으로 이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4.1%(2조710억원)에 달했다.

근로자 햇살론은 취약차주인 저소득·저신용(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보증부대출로 최대 2000만원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김종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서는 올해 1~7월 2030세대가 신용회복을 위해 채무조정을 신청한 건수가 신규 3만7768건, 재조정 2만5588건으로 총 6만3356명으로 집계됐다. 

청년층의 빚 문제가 악화됨에 따라 서민금융진흥원(이하 서금원)는 청년 금융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서금원은 얼마 전 조달청 나라장터에 ‘청년금융 실태조사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해당 연구용역에는 신용편점, 추정소득, 대출·신용카드 활용 및 연체, 소비지출 행태, 금융취약계층 청년이 가진 부채 및 연체 현황 등 청년층의 전반적인 금융 현황을 다루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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