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레트로 감성'에 '디지털카메라' 다시 뜬다는데…진짜일까? 세운상가에 [직접 가봤습니다]
Z세대 '레트로 감성'에 '디지털카메라' 다시 뜬다는데…진짜일까? 세운상가에 [직접 가봤습니다]
  • 윤지원
  • 승인 2026.07.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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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직접 가보니…중고 카메라 매장 찾는 젊은 방문객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고화질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오래된 디지털카메라를 다시 찾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 감성을 재해석하는 'Y2K' 트렌드와 레트로 열풍이 맞물리면서 부모님이 사용하던 디카를 꺼내 쓰거나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는 중고 디카를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이른바 '디카 성지'로 알려졌다. 지금도 이곳을 찾아 디카를 사려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을지, 실제 현장은 어떤 분위기인지 직접 찾아가 살펴보고, 집에 있던 구형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같은 장소를 촬영하며 차이도 비교해봤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중고 카메라 매장이 모여 있어 최근 '디카 성지'로 알려지고 있다.

한산한 상가 속 북적이는 카메라 매장…세운상가 직접 가보니

세운상가는 오래된 상가 특유의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일부 점포는 문을 닫은 채였고, 복도 곳곳에는 박스와 물건들이 쌓여 있어 다소 한산한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중고카메라를 판매하는 매장 앞은 분위기가 달랐다. 매장 안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디지털카메라가 진열돼 있었고, 일부 매장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카메라를 조작하거나 시험 촬영을 해볼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사진만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색감과 조작감을 확인한 뒤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방문객 대부분이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층이었다는 점이다.

중고 디지털카메라를 살펴보는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세운상가 카메라 매장.
다양한 카메라가 진열되어있다.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도…세운상가 찾는 이유는 '직접 확인'

가격대는 브랜드와 모델, 제품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돼 있었다. 중고 제품임에도 20만원 안팎에 판매되는 제품이 많았고, 인기 모델은 30만~50만원 이상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직접 둘러본 결과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있었다.

그럼에도 세운상가를 찾는 이유는 직접 제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고 디지털카메라는 외관 상태뿐 아니라 렌즈 작동 여부, 버튼 이상 유무, 배터리 상태 등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 온라인 거래에서는 사진이나 설명만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매장에서는 카메라를 직접 조작하고 촬영 결과물을 확인한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제품별 가격표가 붙어 있는 중고 디지털카메라 진열대. 인기 모델은 수십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중고 디지털카메라를 직접 조작하며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불편하지만 그 감성이 좋아요"…디카를 찾는 이유

현장에서 만난 20대 한 방문객은 이미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보다 훨씬 불편한 건 맞다"면서도 "사진을 찍으면 휴대폰으로는 나오지 않는 색감이 있어서 외출할 때마다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장 안에서도 방문객들은 화질이나 성능보다 사진의 분위기와 색감을 더 중요하게 살펴보는 모습이었다. 최신 기기처럼 선명한 결과물보다 디카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을 기대하며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디카는 무엇이 다를까…직접 사용해봤다

그렇다면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지털카메라는 스마트폰과 무엇이 다를까. 집에 있던 소니 사이버샷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직접 사용해보며 촬영 과정과 사용 편의성을 비교해봤다.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배터리의 불편함이었다. 사용한 제품은 충전식이 아닌 AA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델로, 촬영을 조금만 해도 배터리 소모가 빨라 여분 배터리를 함께 챙겨야 했다.

오래된 충전식 모델 역시 전용 충전기를 따로 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고장이 나더라도 단종된 부품 때문에 수리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과정도 간편하지 않았다. 촬영 직후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달리 메모리카드를 별도로 연결해야 했다. 특히 사용한 모델은 일반 SD카드가 아닌 메모리스틱을 사용하는 방식이라 SD카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었고, '메모리스틱 듀오 어댑터'를 별도로 장착해야 했다.

셀카 촬영도 스마트폰보다 불편했다. 전면 카메라가 없어 화면을 확인하기 어려웠고, 원하는 구도를 맞추는 데도 시간이 더 걸렸다.

소니 사이버샷 디지털카메라와 사진 저장에 사용한 메모리스틱·SD카드 어댑터.

같은 장소를 찍어봤더니…화질보다 분위기가 달랐다

같은 장소를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로 각각 촬영해 비교해봤다.

스마트폰 사진은 건물과 풍경을 선명하고 또렷하게 담아냈다. 색 표현도 실제 눈으로 보는 모습과 비슷했다.

반면 디지털카메라 사진은 화질은 다소 떨어졌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을 냈다. 필터를 적용한 것처럼 채도가 은은했고, 오래된 사진관에서 인화한 사진과 유사한 분위기를 보였다.

아이폰14로 촬영한 같은 장소의 모습. 선명한 화질과 실제에 가까운 색 표현이 특징이다.
소니 사이버샷으로 촬영한 같은 장소의 모습. 스마트폰과 달리 따뜻하고 빈티지한 색감이 나타났다.

성능보다 감성…디카 열풍은 현재진행형

직접 사용해본 결과 디지털카메라는 스마트폰보다 편리한 기기는 아니었다. 배터리 관리부터 저장 방식, 사진 전송까지 대부분의 과정에서 번거로움이 따랐다.

그럼에도 세운상가 중고카메라 매장에는 디카를 직접 만져보고 촬영해보려는 젊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최신 스마트폰보다 불편하지만, 디카만이 가진 색감과 촬영 과정 자체를 즐기려는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중고 디카의 가격은 과거보다 크게 오른 만큼 구매를 고려한다면 모델별 시세와 배터리 상태, 저장매체 종류, 충전 방식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매장을 채운 젊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보면, 디카를 사러 세운상가를 찾는 발길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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