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 메트로뱅크, 기술이 아닌 마음을 얻는 '특별한 경험' 제공으로 성공한 영국 은행
[스타트업in] 메트로뱅크, 기술이 아닌 마음을 얻는 '특별한 경험' 제공으로 성공한 영국 은행
  • 배근우
  • 승인 2018.10.0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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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기 속 모두가 지점을 축소할 때, 역발상으로 지점을 늘리는 이상한 은행 
-    개 친화적 은행(Dog friendly bank), 아이 친화적 은행( Kids friendly bank) 으로 혁신

최근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금융권은 비대면 채널확보를 위해 은행 지점을 축소하고 있으며 직원 수를 줄이고 인공 지능 및 업무 대체 체제를 확보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특히나 대형 은행들이 앞서 변화를 추진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은행 업무 방식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애초에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 전용으로만 출시되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앞서 출시된 사례가 있다. 이렇게 많은 은행이 지점 수를 줄이거나 지점을 오픈하지 않고 디지털업무에 집중하고 있을 때, 오히려 오프라인 지점 수를 늘리고 있는 은행도 있다. 바로 영국의  '메트로뱅크(Metro Bank)'이다.

메트로뱅크 (Metro Bank)
- 출시일: 2010년 3월
- 설립자: 버논 힐(Vernon Hill)
- 총자산: 163억 5540 파운드 (약 23조 7756억원)
- 전년도 수익: 2억9380 파운드 (약 4270억원)

메트로 뱅크 로고 (출처: 메트로뱅크(Metro Bank))
메트로 뱅크 로고 (출처: 메트로뱅크(Metro Bank))

메트로뱅크는 2010년 3월에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신생 은행이다. 영국 기관으로부터 150년 만에 허가를 받은 은행으로써 영국 런던 홀본(Holborn) 이라는 지역에서 첫 지점을 열었다.  


2010년 7월에 정식 오픈한 메트로 뱅크는 런던 주식거래소에 상장 돼 있고, 기존 은행들처럼 신용카드, 소비자 금융 및 기업금융 등의 은행 업무를 하고 있다. 얼핏보면 기존의 은행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어떤점에서 메트로뱅크가 성공하게 되었을까? 

다름 아닌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방법으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메트로뱅크는 특히나 기존 은행에서 시도 하지 않았던 고객의 편의성과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둔 행보를 보이며, 보수적이면서도 답답한 업무속도로 유명한 영국 금융계에서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메트로뱅크를 상징하는 투명한 유리의 지점 디자인. 투명한 은행을 뜻하는것으로 보인다 (출처: 메트로뱅크(Metro Bank))
메트로뱅크를 상징하는 투명한 유리의 지점 디자인. 투명한 은행을 뜻하는것으로 보인다
(출처: 메트로뱅크(Metro Bank))

메트로 뱅크는 그렇게 2016년 3월 말에 5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으며, 2017년 5월에는 100만 명 돌파를 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전년 대비 100%의 성장을 기록해 오픈 7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으며, 2017년 6월 영국 금융투자 정보 매거진인 ‘머니 와일즈’ 가 선정한 가장 신뢰하는 금융기관이 됐다. 메트로 뱅크의 CEO인 크레이그 도널드슨(Craig Donaldson)은 올해 디지털 분야에 5500만 파운드(약 800억 원)를 투자하고, 지점 확장에 3500만 파운드(약 5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필리핀에도 1962년에 설립된 ‘메트로뱅크(MetroBank) 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전혀 다른 은행이 있으며 미국은 1987년에, 러시아는 1993년에 오픈한 동명의 은행이 있으므로 헷갈리면 안 된다.  

메트로뱅크의 성공비결 

1.    보수적인 은행 업무시간 파괴

메트로뱅크는 연중무휴 선언을 해 1년 365일 중 362일 동안 오픈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평일에도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오픈하며 당연히 토요일 일요일에도 일부 시간대에 오픈한다. 

2.    고객 중심과 즐거움에 초점

메트로뱅크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철저히 고객 중심과 즐거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메트로뱅크는 ‘지점’을 뜻하는 단어인 ‘브랜치(Branch)’가 아닌 친숙한 이름의 ‘스토어(Store)’로 명명했다. 그 예로 메트로 뱅크는 ‘팬’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각 스토어 별로 고객의 동반자를 위한 친구, 가족, 강아지 구역을 지정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과 복지혜택을 제공했다.

과거 은행의 '드라이브 스루' 는 사라진 서비스였다. 메트로 뱅크는 영국 최초로 다시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부활시켰다. (출처: 메트로뱅크(Metro Bank))

아이들에게는 막대사탕 서비스를 줬으며 애완견을 위해서는 비스킷과 신선한 물을 준비했으며 이는 고객이 은행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게끔 만들었다. 그 외에도 2014년 5월에는 은행업계에서 세계 최초로 주차하지 않고 상품을 사들이도록 하는 서비스인 ‘드라이브 스루’ 가 가능한 지점을 개점했다.

3.    반려동물을 위한 파격적 서비스들

200만개의 반려견용 비스킷을 제공한 메트로 뱅크는 출근 전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영국 사람들을 겨냥했으며 이 혁신은 아침시간에 금융 업무도 보고, 개한테 비스킷도 먹일 겸 은행을 찾는 사람들을 만들었다. 

메트로뱅크의 애완견을 위한 서비스
메트로뱅크의 애완견을 위한 서비스  (출처: 메트로뱅크(Metro Bank))


메트로뱅크는 그 외에도 반려견을 동반해 신규 계좌를 등록 시 20파운드의 현금과 사은품을 증정한다. 메트로뱅크와 제휴된 유기동물 보호소에 동물을 입양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동물을 위해 지출한 금액의 영수증을 제출하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모바일 기기 확산과 ATM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은행은 ‘새로운 기술’ 에 집중할 때, 메트로 뱅크는 관점을 돌려 기존 시스템을 벗어난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행보로 ‘차별화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의미에서 ‘은행에 놀어 온 거 같은 체험’을 고객에게 선사하고 있다.

보수적이라고 평가되는 금융업계에서의 오래된 규칙과 틀을 깨고 남들과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혁신은 거창한 것이 아닌, 남들이 보지 못한 고객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작은 관심에서 시작 된다는 것을 메트로뱅크는 보여줬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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