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과시적 소비 행태가 줄어들고, 한정된 자원에 전략적인 지출을 추구하는 ‘체리슈머(Cherry-sumer)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체리슈머란 체리피커(Cherry Pick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케이크에 올려진 달콤한 체리만 속속 골라 먹듯 구매는 하지 않고 혜택만 챙기는 사람을 지칭하는 ‘체리피커(Cherry Picker)’에 ‘소비자(Consumer)’를 더한 합성어다.
얌체 소비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체리피커와 비교해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소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체리슈머 겨냥한 서비스 다양화
효율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체리슈머 많아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물건을 살 때 여러 사람과 함께 비용을 나누어 구매하는 공구, 즉 공동 구매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만 하더라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람을 모아야 했다면, 이제는 앱을 통해 더 쉽고 빠르게 공동 구매 인원을 모을 수 있다. 또 개인이 아닌 기업이 중개해 더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다. 식품을 넘어 의류, 화장품, 전자제품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공동 구매 플랫폼으로는 ‘올웨이즈’, ‘공구마켓’, ‘우동공구’ 등이 있다. 더불어, 대형마트도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4월 ‘오더픽’을 출시했다. 이마트 앱에서 공동구매 상품의 주문과 결제를 한꺼번에 하고 나중에 제품을 수령할 수 있다. 제품별 차이는 있지만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판매 품목 또한 건강식품, 주방용품, 가전 등 다양하다.
유통업계에서 대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한 ‘소용량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것도 동일한 이유로 볼 수 있다. 소용량으로 판매되는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소용량 식품 구매 경험이 2015년 66.7%에서 2023년 72.2%로 증가했다. 1인 가구(77.4%, 2-3인 가구 75.1%, 4인 이상 66.5%)일수록 소옹량 식품 구매 경험이 더 많았다. 소용량 식품 구매 배경에는 지금 당장의 지출을 줄일 수 있고, 버려지는 경우가 적어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마트에서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포장 채소와 과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샌드위치, 초밥 등 델리품목과 함께 축산, 수산, 면류 등 90여 종의 소용량 제품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도 소용량 과일과 채소 상품 등 150여 품목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기존 2~3일분 위주의 밀키드에서 1~2인분 상품까지 확대했다.
이 외에도 기프티콘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플랫폼도 있다. '기프티스타', '니콘내콘', '팔라고' 등이 있다. 이용자들은 보유한 기프티콘을 정가보다 약간 할인된 가격에 팔 수 있고, 또 등록된 기프티콘을 정가보다 싸게 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