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피팅룸이 단순히 옷을 입어볼 수 있는 공간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동안 피팅룸은 주목받는 공간이 아니었다. 흰 벽에 커튼, 옷걸이 몇 개 갖추고 있으면 그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아더에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아더 스페이스 3.0’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면서 이색적인 피팅룸으로 화제가 됐다. 노래방을 재현한 독특한 컨셉의 피팅룸에서는 방음 시설까지 완벽해 실제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달리는 열차칸을 구현한 피팅룸도 있다. 실제 열차와 방처럼 꾸며져 있는 피팅룸으로 열차 문, 침대, 가구 등 효과음과 향기까지 다양한 디테일을 추가했다.
피팅룸의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피지컬 (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을 의미하는 ‘피지털’을 적용해 기능적으로 발전한 모습이다. 피팅룸을 포함한 오프라인 공간에 각종 디지털 기능을 더해 쇼핑에 편리함을 더했다.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발란의 ‘커넥티드 스토어’ 1호점에는 매장 한가운데 네 개의 피팅룸이 있다. 4곳 중 한 곳은 ‘스마트미러’ 피팅 기능이 있다. 스마트 미러로 옵션을 변경하면 직원이 상품을 가져다주고 계산대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에도 피지털이 적용된 피팅룸을 확인할 수 있다. LG스탠바이미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어 스마트폰과 연동해 미러링해 볼 수 있고, 조명의 색과 밝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특별한 사진도 남길 수 있다.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쇼츠를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피팅룸에 힘을 쓴 영향인지 SNS에서도 피팅룸에서 새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피팅룸’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약 4만7000개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고 대부분 젊은2030세대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관련 해시태그 ‘#피팅룸샷’까지 합한다면 약 5만여 장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피팅룸이 사진을 찍는 공간으로 변화하면서 방문객이 사진만 찍고 가면 매장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오히려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발란의 ‘커넥티드 스토어’는 개점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억원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언급했듯 발란의 ‘커넥티드 스토어’는 원하는 상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과 직접 만져보고 볼 수 있는 오프라인의 장점을 합친 온오프라인 연계 매장으로 피팅룸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패션 산업의 피팅룸이 옷을 갈아입는 공간에서 고객 구입을 결정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 피지털을 활용해 그 쓰임 역시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