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혼자 늙어가는 사회가 도래했다. 이와 관련해 가장 먼저, 가장 체계적으로 답을 만든 나라가 일본이다.
2000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개호보험은 '돌봄은 가족의 몫'이라는 전제를 사회 전체의 몫으로 바꿨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제도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그 한계의 내용이 한국이 머지않아 맞닥뜨릴 현실일 수 있다.
혼자 늙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2024년판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 1일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3623만명으로 총인구의 29.1%를 차지한다.
그 중 혼자 사는 고령자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65세 이상이 있는 세대 중 단독세대(1인가구)는 736만 9천 세대로 고령자 세대의 49.5%에 달한다. 성별로는 남성 35%, 여성 65%로 여성 고령 1인가구의 비율이 높다.
혼자 사는 노인에게 가장 현실적인 공포는 두 가지다. '돌봄'과 '고독사'다. 일본은 돌봄에 대해 세계 최초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개호보험: 돌봄을 사회화한 실험
1997년 개호보험법이 성립하고 2000년 시행된 개호보험 제도는, 고령화 진전에 따른 요개호 고령자 증가와 핵가족화 진행 속에서 가족의 부담을 줄이고 고령자 돌봄을 사회 전체가 지탱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후생노동성 '개호보험사업 상황 보고'에 따르면 2023년도 말 기준 요개호·요지원 인정자 수는 약 708만 명으로 전년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제도의 핵심은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보험료를 납부하고 필요할 때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사회보험 방식이다. 2025년도 예산 기준 개호급여비 총액은 13조2000엔이며, 재원은 보험료 50%와 공비(세금) 50%로 구성된다. 이용자 부담은 원칙 10%이며, 일정 소득 이상은 20~30% 부담이다. 단신 세대 기준 연금수입 등 합계가 280만엔 이상이면 20%, 340만엔 이상이면 30% 부담이 적용된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시설에서 재택으로
개호보험의 진화 방향은 '시설에서 재택으로'다. 일본 정부는 주거, 의료, 개호, 예방, 생활 지원을 지역에서 일체적으로 제공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을마다 다양한 의료·복지 자원을 연결해 고령자가 살던 곳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1인 고령 가구에 특히 중요한 것은 지역포괄지원센터다. 지역의 고령자가 건강하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보건·의료·복지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으로, 개호 상담의 첫 번째 창구 역할을 한다. 시구정촌(기초 지자체) 또는 그 위탁을 받은 법인이 운영한다.
지금 일본이 직면한 위기
그러나 제도 자체가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2025년 이후에는 인구 구조가 '고령자 급증'에서 '현역세대 급감' 국면으로 바뀐다. 2040년도 기준 개호 인정률은 22.1%로 현재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독거자 증가, 취업빙하기 세대의 고령화, 고독·고립의 심각화 등을 고려할 때 사람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제도 개혁 논의의 전제가 되고 있다.
개호보험 제도 창설 25년이 지난 시점에서 2025년 이후와 2040년을 내다본 제도 재설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 감소·고령화 진행, 개호 인력 부족, 재정 지속 가능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전제로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심화와 지역 실정에 맞는 유연한 제도 운영이 방향으로 제시됐다.
한국은 어디쯤 있나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08년 시행됐다. 일본 개호보험보다 8년 늦게 출발했고 구조도 유사하다. 그러나 고령화 속도는 일본보다 빠르다. 일본이 65세 이상 인구 비율 20%를 넘는 데 24년이 걸린 반면, 한국은 17년 만에 그 수준에 도달했다.
일본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급여비 폭증, 돌봄 인력 부족, 독거 고령자 증가, 고독사 등은 한국이 머지않아 마주할 현실이다. 일본의 제도 개혁 논의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