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포기했습니다"…30대 1인가구, 서울 빌라라도 살 수 있을까요? [1인가구 이야기]
"아파트는 포기했습니다"…30대 1인가구, 서울 빌라라도 살 수 있을까요? [1인가구 이야기]
  • 안지연
  • 승인 2026.08.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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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계속 월세를 살 바에는 작은 집이라도 내 집을 갖고 싶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혼자 사는 35세 직장인 김모(가명) 씨는 최근 내 집 마련 상담을 신청했다. 연봉은 7000만원, 모아둔 돈은 2억원. 서울 아파트를 알아봤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현실적인 대안으로 빌라(연립·다세대주택)를 고민하고 있다.

빌라로 몰리는 실수요, 숫자로 확인된다

김씨처럼 '아파트 대신 빌라'를 찾는 실수요자는 통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은 1만9273건으로 전년 동기 1만3215건보다 45.8%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만4932건으로 오히려 1.4%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거래가 몰리면서 가격도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빌라 매매가격은 3.37%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0.59%의 5.7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뉴타운 개발 열풍이 일었던 2008년 동기(9.16%)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자치구별로는 온도차가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직접 집계한 상반기(1~6월) 기준 통계를 보면, 상반기 빌라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송파구로 1915건이 거래돼 전년 동기 대비 60.1% 늘었다. 거래 증가율은 광진구가 가장 높아 946건에서 1556건으로 64.5% 뛰었다. 반면 종로구(318건)와 중구(216건)는 거래량 자체가 적어,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으로 수요가 쏠리는 양극화 양상이 뚜렷하다. (앞서 언급한 1~5월 다방 분석치와는 조사기관과 집계기간이 다른 별도 통계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서울시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33% 상승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3.47% 올랐다. 서울시 집계로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격(전용 84㎡ 환산)은 약 13억7710만원이었다.

도심 아파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대가 이끄는 '생애 첫 집' 시장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 등) 생애 첫 구입 매수인은 4만66명으로 전년 동기 2만7756명보다 44.4% 늘었다. 이 중 30대가 2만2394명으로 전체의 55.9%를 차지해 전년 동기(47.6%)보다 비중이 8.3%포인트 커졌다.

자치구별로 생애 첫 구입 매수인이 가장 많은 곳은 강서구(3003명)였고 노원구(2913명), 은평구(2532명), 송파구(2374명), 성북구(2225명)가 뒤를 이었다. 30대만 놓고 보면 노원구(1808명), 강서구(1710명), 성북구(1416명), 영등포구(1332명), 구로구(1322명) 순으로 많았다. 특히 영등포구는 전체 매수인 중 30대 비중이 66.3%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정책대출도 30대 유입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지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담보인정비율(LTV) 70%가 적용되고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도 활용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가격이 현실적일까요?"

현재 소득과 자기자본을 고려하면 5억~6억원 안팎의 연립·다세대 주택부터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조언이다. 다만 실제 매입 가능 금액은 금융회사의 대출 심사와 DSR, 금리, 상환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연봉이라도 기존 대출 여부나 신용도에 따라 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디를 보면 좋을까요?"

앞서 살펴본 통계를 종합하면 30대 생애 첫 구입 수요가 실제로 몰리고 있는 강서구, 노원구, 성북구, 영등포구, 구로구 등이 예산 대비 접근 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역세권 여부와 생활 인프라, 향후 거래 가능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재개발 기대감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실거주 수요가 꾸준한 지역인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빌라를 사면 청약은 포기해야 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청약에서 무주택 인정 여부는 주택의 종류와 가격, 적용 제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계약 전 반드시 자신의 청약 자격과 적용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격이 13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30대와 1인가구에게 아파트는 점점 더 높은 문턱이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빌라 거래량이 45.8% 급증하고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인의 절반 이상이 30대로 채워졌다는 점은 이런 흐름이 통계로도 확인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빌라가 무조건 정답도 아니다. 대출 상환 능력과 입지, 환금성을 함께 따져 자신의 소득 수준에 맞는 첫 주택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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