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1년 미만 초단기 금융상품 인기 
“짧고 굵게” 1년 미만 초단기 금융상품 인기 
  • 김다솜
  • 승인 2023.11.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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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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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만기가 1년 미만인 초단기 금융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만기를 짧게 가져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심리와 장단기금리 역전차 현상 등의 영향이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한달적금’은 11일 만에 누적 계좌 100만좌를 돌파했다. 해당 상품은 31일간 매일 하루 한 번 최소 100원부터 3만원까지 1원 단위로 자유 납입 가능한 적금 상품이다. 기본 금리 연 2.5%에 적금을 납입할 때마다 우대금리 0.1%p를 제공, 최대 연 8.0%의 금리 혜택이 주어진다. 

시중은행에서도 초단기적금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N일 적금’은 가입 기간을 31일, 100일, 200일 중 선택하게 한 상품으로 최고 연 6%의 금리를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이 출시한 1~6개월 단기 적금 상품 ‘KB 특별한 적금’은 최고 연 6.0%의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1~12개월 내에서 만기일을 일 단위로 설정할 수 있는 연 4.5% 금리의 ‘한달부터 적금’을 출시한 바 있으며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역시 연 4.30% 금리의 ‘코드K 자유적금’ 상품에 1개월 단기 옵션을 추가했다. 가입기간을 1개월로 설정할 경우 기본금리는 연 3.3%다. 

예금의 경우 ‘장단기 예금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예금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더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최고 금리가 연 3.95%이지만, 6개월 만기인 경우 연 4%로 0.05%p 더 높다.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 역시 6개월 만기(연 4.05%) 상품이 1년 만기(연 3.95%)보다 이자를 0.1%p 더 가져갈 수 있다. 

금리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초단기 예금은 향후 금리가 더 상승하더라도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 쉽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현금 챌린지’ 역시 단기 금융상품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현금챌린지는 고물가, 고금리 시대를 맞아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움직임으로 최근 SNS, 커뮤니티 등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일주일, 한 달 등 기간별 예산을 미리 책정해 현금 바인더에 일자별로 돈을 넣어두고 지출 시 현금 바인더에서 이를 꺼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일자별로 남은 금액은 모아뒀다가 일주일, 한 달 주기의 정산시기에 저축한다. 

은행 입장에서도 하반기 돌아온 고금리 예금을 분산하고 재유치하는 데 초단기 금융상품이 유리하다. 지난해 9월 은행들은 레고랜드 사태로 은행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연 4~5%대 고금리 예금 출시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들 상품의 만기가 최근 일제히 돌아옴에 따라 다시 수신 경쟁이 촉발됐다. 

계속해서 1년 만기 수신 상품에만 자금이 몰릴 경우 매년 비슷한 자금 유출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여러 시점으로 분산해 위험성을 낮출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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