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소액 투자 주의보..진짜 월급 같은 '월 수익'이 가능할까
범람하는 소액 투자 주의보..진짜 월급 같은 '월 수익'이 가능할까
  • 정단비
  • 승인 2023.11.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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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들의 관심이 욜로에서 '절약'으로 옮겨졌다. 특히 N잡, 긱이코노미로 불리며 직장 이외 부수입을 얻을 기회를 꾸준히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주식, 코인 시장이 좋지 않은 가운데,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딩, 조각 투자 등의 투자처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요즘 스타트업이 대세가 되면서 개인적으로 성공할 것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수월해졌다.

공동구매(클럽딜) 형식으로 소액 투자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 주식 플랫폼 엔젤리그는 주식을 소수점 단위만큼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투자자가 펀드 조합을 결성하고, 개별 투자자가 펀드 지분을 보유하는 형식이다. 

"월급처럼 매달 수익 얻어가세요"
홍보된 수익률, 받을 수 있을진 미지수

금융당국이 증권형 디지털 자산을 ‘토큰증권(Security Token)’으로 분류하고 제도권 안에서 발행을 전면 허용하기로 하면서 실물자산을 증권화할 수 있는 새 시장이 열렸다.

이로 인해 현재 '월 배당'으로 유혹하는 많은 투자처들이 범람하고 있다.

영화 제작을 비롯해 부동산에서도 소액 투자는 활발하다. 미술품, 한정판 운동화도 조각으로 구입한다.

영화, 공연, 전시 등을 조각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펀더블도 이색적인 투자처다. 개봉을 앞둔 전시나 영화의 제작비와 홍보비에 투자하고 관객 수가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경우 그만큼 수익을 나눠 갖는 식이다. 다만 예상 목표치를 넘지 못하면 손해도 볼 수 있다. 

생후 6~11개월의 송아지를 사들여 키워 약 2년 뒤 낙찰 받은 경매가에 비례해 수익을 나눠 가지는 '뱅카우'도 있다.

뱅카우 ‘세현축산 7호’ 펀드에 투자한 한 투자자는 1조각에 5만원 꼴로 투자를 했는데 2년이 지난 후 수익률 -7.56%가 됐다는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나마 1+ 등급을 받은 소는 연 4% 정도의 수익을 얻긴 했으나, 회사가 홍보한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그래도 뱅카우는 손실금액 보전을 위해 솔직한우포인트를 지급해 자사 쇼핑몰에서 한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토큰증권 플랫폼의 선두에 있는 부동산 조각 투자 '카사', '소유' 등도 건물주의 꿈을 가지 부린이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해당 서비스들은 론칭 이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터라 투자후기들도 볼 수 있다.

'월 배당에 매력을 느껴 투자했으나 상장 후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봤다', '거래량이 적어서 매도하고 싶을 때 잘 되지 않는다' 등의 불만이 포착된다. 거래량이 많지 않다는 것은 수익증권의 가격 상승률 역시 높지 않다는 뜻이다.

소유의 상품인 '안국다운타우너'는 공모가 5000원이었던 것이 최근 3720원까지 떨어졌다. 배당수익률 2.29%인데, 그냥 적금을 드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이밖에 전시 대금이나 작품이 매각됐을 때 그 차익을 분배를 받는 미술품 조각투자도 몇 년째 팔리지 않는 작품이 존재하기도 한다.

신규 사업 투자는 신중하게
스타트업 특성상, 전략이 변할 수 있어

조각 투자 분야에서 조금 특이한 구조인 다락크라우드도 있다.

개인 보관서비스를 운영하는 세컨신드롬이 '다락'의 새 지점을 오픈할 때 개인이 다락 내 유닛을 소액으로 구매하고 세컨신드롬이 운영을 위탁, 수익금을 배분하는 상품이다.

'유닛'이라고 불리는 보관함 실물이 있어 투자금이 감가상각되는 구조인 것이 다른 투자와는 차이가 있다. 무조건 원금이 감가상각 되고 수익금으로 이를 보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투자보다도 높은 수익률이 필요하기도 하다.

수익률이 낮은 경우 최대 계약 기간인 10년을 채우고도 원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락크라우드는 현재 18번의 펀딩을 진행했으며, 홈페이지에서 3년 이상 운영된 지점 연평균 수익률이 29%에 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5000만원 투자시 월 배당 108만원에 육박한다는 설명이다.

운영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존 3년 이상 운영한 유닛을 근거로한 자료만 공개 하고 있어, 실제 투자자들이 투자를 한 결과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다락크라우드에 투자한 한 투자자에 따르면, 사측에서 고정비, 변동비를 다 제하면 남는 것이 없어 이대로라면 10년이 지나도 원금 보다 손해일 상황이라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해 9~12월 사이 세컨신드롬 홍우태 대표가 경제지를 중심으로 인터뷰를 하며 공격적으로 다락크라우드를 홍보하던 모습과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진 듯 하다.

온라인상에는 지난해 다수의 인플루언서들이 소액의 원고료를 받고 '재테크 소액 투자'로 다락크라우드를 소개한 것도 볼 수 있으나, 올해부터는 다락크라우드 홍보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컨신드롬에서는 "수익률, 성과 등은 내부정보라 확인이 어렵다"며 "현재 크라우드 상품의 확장보다는 사업운영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수익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들은 조각투자에 대한 무지성 매수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초기 시장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기대에 따른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

투자수요를 충족하는 다양한 상품과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과 함께 업체들의 과도하게 낙관적인 수익률 홍보도 지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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