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전세사기에 특히 취약..월세, 전세 대체 가능할까? 
1인가구, 전세사기에 특히 취약..월세, 전세 대체 가능할까? 
  • 김다솜
  • 승인 2023.10.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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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전세사기,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등 임대차 시장 불안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세제도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대, 1인가구 등은 전세사기에 특히 취약해 임대차 시장 불안에 따른 주거선택권이 낮아 월세 전환이 확대될 경우 임차료 부담으로 인한 주택 구매력 저하가 우려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전세의 월세 전환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임대차 시장은 매매시장 위축과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월세가 주된 임대차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국 가구의 42.7%가 임대주택에 거주 중으로 보증부월세(54.4%)와 전세(40.3%)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보증부월세는 2013년 이후 임대차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전세사기와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전세시장이 불안해지며 월세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전세시장 불안으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자 일각에서는 전세제도에 대한 리스크와 함께 폐지론이 대두되고 있다. 매매시장 위축과 전세시장 불안으로 월세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전세제도의 소멸론도 부상하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전세의 월세 전환 가능성 점검을 위해 임차 거주 가구의 특성을 분석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임대주택에 전월세로 거주하는 특성을 보이며 특히 20대는 상당수(67%)가 보증부월세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임차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54%)의 경우 20~30대의 전월세 비중이 80~94%로 타 지역대비 높은 편이었다. 보증부월세 비중은 20대와 30대가 각각 70%, 39%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가구원 수로 보면 1인가구는 주로 전월세에 거주(64%)하는 반면 2인 이상 가구는 자가 거주 비율이 70%대로 높았다. 임차 거주 가구 중 1인가구는 보증부월세(68%), 2인 이상 가구는 전세 비중이 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1인가구는 빌라나 다가구주택 등 비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이 각각 85%, 77%로 전세사기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 수도권 지역 빌라의 전세 가격은 평균 1억7000만원(서울 2억2000만원)으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이 용이해 이를 악용한 전세사기도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20대와 1인가구의 상당수가 소득 및 자산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전세시장 불안에 따른 주거 선택권이 좁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는 월세를 대체할 수 있을까?
“아파트는 월세 전환 가속, 아파트는 전세제도 유지 불가피”

이런 가운데 전세사기의 주요 대상이 된 수도권 빌라시장은 보증금 보호를 위해 월세 전환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과거 저금리 시기에는 보유세 부담이 크고 이자 수익이 낮아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전세사기 및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로 세입자가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아파트 중 빌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세사기의 주요 대상으로 그간 임대차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70%대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최근 50%까지 줄었다. 전세보증금 규모가 가장 작은 단독·다가구주택은 그간 전세와 월세가 반반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는 월세 거래가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빌라의 월세 전환이 지속되더라도 세입자 입장에서 주거비 부담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지역 빌라 평균 전세보증금 규모는 2억2000만원(평균 면적 약 13평)으로 이를 월세로 전환하면 매월 86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수도권 거주 20대와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소득 3분위 기준) 대비 월세 부담은 각각 20%, 17%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대형 아파트는 높은 보증금 규모를 감안할 때 월세 전환에는 한계가 있어 전세제도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월세 거래가 급증하고 있지만,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월세 전환 시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커져 월세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월세 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금리 인상으로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하며 월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월세 상승은 결국 세입자의 임차료 부담으로 이어지며 이는 향후 주택 구매력 및 소비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차 거주 가구의 상당수는 향후 자가 보유 의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가구를 위한 주거 사다리 지원책 마련 및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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